2025학년도 수시모집결산: 생각해볼 것들.
안녕하세요. 쏜교육컨설팅 손요한입니다. 지난 금요일 폭풍같던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다 끝이났습니다. 정말 다들 고생하셨고, 일단은 다가온 추석 명절과 함께 조금은 휴식을 취하시는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저도 매년 7~9월의 시간을 1분 1초까지 탈탈털어 수험생들을 위해 힘을 써 왔지만, 올해는 좀더 힘이 드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나이를 한살 더 먹어서 힘들기도 했겠지만, 올해 변수가 워낙 크고도 많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썼던 거 같고, 그래서 이 곳에 글도 또 한달만인 지금에서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명절 끝나고 그 다음주부터는 다시 다양한 분석과 저의 시각들을 공유드리는데 힘을 쏟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올해 수시모집결산을 간단하게 해보면서, 지금 제가 신경쓰고 있는 부분에 대해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1. 지금 다들 걱정하는 경쟁률은 신경쓸 부분이 아니고, 결국은 순리대로 가게 됩니다.
- 경쟁률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매년 여러번 말씀을 드려오지만, 대입을 경험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님들은 생애 처음 경험하는 난관 봉착이기 때문에 많이들 흔들리시고 또 걱정을 하게 됩니다.
경쟁률은 당연히 낮으면 기분도 좋고 입결도 떨어져 좀더 수월하게 합격을 할 수 있을 수도 있지만,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꼭 입결이 높게 형성되는 것만은 아니며 (=경쟁률 높아도 입결 낮을 수 있음)
경쟁률이 낮다고해서 꼭 입결이 낮게 형성되는 것도 아니기에 (=경쟁률 낮아도 입결 높을 수 있음)
이 부분에 너무 실망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고로 수시 입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특히 '교과전형의 입결'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능최저충족률이고 이와 관련된 내용은 조만간 후속적으로 분석글을 공유드릴 예정입니다.)
결국은 전체적으로는 그 대학 학과의 적정점수대를 중심으로 비슷하게 형성되면서 학과, 전형때 따라 세부적으로 플러스 마이너스가 나타나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예컨대 중경외시이 라인에서 어떤 전형 어떤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작년에 비해 2배가 되었다고 해서 그곳의 컷이 갑자기 엄청 높아져서 내신 1.5도 다 떨어지고 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만, 매우매우 희박한 확률로만 발생할것입니다.
경쟁률이 높아지면 입결이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만 어떤 대학의 적정 라인을 매우 높게 벗어나서 높게 형성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제가 내신 1.5면 중앙대를 아예 지원을 하지 않을거 같은데....1.5가(혹은 1.5보다 좋은 내신이) 아무도 지원을 안했는데 어떻게 컷이 1.5가 될까요?
올해도 정말 큰 줄기에서의 그림은 크게 바뀌는 부분이 없을 거 같습니다. 원래 입시가 그렇습니다. 뉴스에서, 커뮤니티에서는 시끄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큰 줄기는 그런 걸로 바뀌지 않습니다.
2. 지금 제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의대증원이 이끌고 9모가 화룡점정시킨 상향지원'입니다.
1) 의대 증원으로 인한 기대감이 전반적인 상향지원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은 의대증원이 확정된 다음부터 어느정도 예측이 되었던 부분입니다.
의대가 증원이 되면 원래 메디컬 아래 연고성서한 정도가 적정인 학생들도 '나도 메디컬 한번 써볼까?'가 되고
중경외시이 쓸려던 학생들은 '잘하는 애들 다 의대쓰면 연고성서한이 쉬워지겠지?' 라고 생각하고 한단계 올려쓰게 되고
더 아래서도 다들 똑같은 심리가 작용하니 상향지원이 대세가 됩니다. 의대증원과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문과 수험생들조차 '혹시나?' 하고 이 대열에 합류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2) 다만 9모의 상향지원 화룡점점은 9모 전 미리 예상하지는 못한 부분입니다.
저는 올해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누구나 기대하는 '혹시나=(의대증원/자유전공 대폭 신설)'를 최대한 경계하고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 밖의 부분에서 최대한 기회를 보자는 주의였는데 (물론 학생의 상황따라 세부 전략은 다릅니다. 의대 증원을 적극적으로 노려보자는 전략을 학생에게 제시한 경우도 있고 함께 자전을 노려보자고 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말이 어느정도 먹히다가 쉬운 9모 후에 모두가 이성을 잃게 되면서 결국은 상위권에서는 상향 지원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참고로 이번 9모는 쉬운 정도가 아니고 시험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배치 측정의 기능을 상실한 시험이기 때문에, 이 시험을 기준으로 전략을 짜는 것이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입장에서는 9모가 잘 나왔는데 막 낮춰서 수시 원서를 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결과적으로 상향 지원이 많아진 부분이 있습니다.
저 역시 몇번은 말릴 카드는 말리지만, 말려서 이야기가 통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 역시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학생의 의지대로 원서 구성이 바뀐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제가 맨날 드는 예시가 이거죠. 예컨대 모의고사를 3모부터 9모까지 다 만점받은 학생이 있는데, 너는 11월 수능에서 망할 수도 있으니 수시로 중경외시 쓰자고 말하는 것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고 설사 수능때 개망하더라도 수시에서 낮은 곳을 쓸 수 없고 그렇게 낮게 쓰면 안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9모에 자신감이 충만하여 9모 이전의 플랜을 많이 바꾸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9모 기준으로 빡센 수능최저를 잘 맞출 수 있게 되었으니 최저끼고 베팅해볼만한 전형, 예컨대 의대 제외 메디컬 3합짜리 (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나 한양대 추천형에 많은 인원이 몰렸습니다. 원래도 몰릴만한 전형이긴 했지만 9모만 아니었어도 이정도는 아니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3) 쉬운 9모는 문과의 상향지원도 불러왔습니다. 다만 일반고 교과전형 쏠림을 곁들인...
일반고 1점대 내신의 학생들, 특히 현역 문과 학생들의 경우 가장 큰 리스크는 수능최저충족에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일반고가 가진 학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학종으로 서성한중경외시이건동홍숙 이 충분히 공략이 가능한 학생들도
'우리 학교는 학종은 안된다'
'특목고 외고가 훨씬 유리한거 아닌가요'
'생기부가 별로라서 학종은 좀..'
이라는 생각에 많이들 사로잡혀 있고 자신감이 매우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상황에서 9모가 쉽게 나오면서 3합 최저를 이때까지 한번도 못맞추다가 갑자기 확 맞출 수 있게 되니 맘편한 교과전형으로 지원을 한 학생들이 매우 많습니다. (일선 학교에서 이렇게 진학지도한 경우도 매우매우 많은듯. 매년 그렇긴 했지만)
4. 이제 11월 대수능의 난이도가 매우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수능 대비가 잘 되는 몇몇 지역과 몇몇 일반고들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일반고의 현역 고3 학생들의 수능최저 리스크는 항상 매우 크게 존재한다고 보고 있고 이 부분을 매우 경계하는 포지션입니다만,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9모 이후 이런 이야기는 대부분 씨알도 먹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수능이 올해 6모나 작년처럼만 나오게 되어도 여기저기 큰 곡소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어느정도 염두에 두어야 할 거 같고,
그래서 남은 2달간 수능 마무리에 진짜 온힘을 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정말 강하게 전달드리고 싶습니다.
제 글을 꾸준히 봐 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기본적으로는 원서구성이나 수시지원에 있어서 매우 공격적인 편이고, 대부분의 학교 선생님들에 비하면 더 그렇습니다.
그런데 올해처럼 수능전에 미리 걱정이 되는 경우는 처음인거 같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쉬운 적이 없었는데 9모 이후 다들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되네요.
수능최저만 맞추면 할만하다는 말은 수능최저를 맞춰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2달밖에 안남았지만 수능공부 진짜 열심히 해야합니다. 지금 그런 판이 되었습니다.